에너지 10% 절감 목표 달성… "여름 폭염도 잊었어요"
올해 초 정부가 '공공기관 에너지사용량 10% 절감' 목표를 내건 가운데, 연말 평가를 4개월 앞두고 지자체들은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각종 '고효율' 방안에도 불구하고 중간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지자체들은 특단의 조치를 내놓는 등 에너지 절감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올 여름 유례없는 폭염으로 에너지 절감에 더욱 어려움이 따라 지자체마다 남은 기간 목표 달성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부 시책 연말 평가 앞두고 각종 고효율 방안 시행 불구 부산 평균 4.92% 성적 저조

최근 사상구는 청사 내 정수기와 자판기, 환풍기 등 70여 곳에 100만여 원을 들여 '전기절감 타이머'를 달았다.

기존에 24시간 켜져 있던 기기들의 가동시간을 줄여 조금이나마 에너지를 절약해 보려는 의도다. 직원들이 퇴근한 후인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전원이 꺼지도록 설정을 해놓았다. 이를 통해 구청 측은 연간 10만kW, 1천만원 상당의 에너지 절약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전등의 소비전력을 10% 줄이기 위해 기존 32W(와트)짜리 전구를 29W짜리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사상구는 올해 초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해 청사 내 냉난방기(팬코일유니트)의 벌어진 틈새를 우레탄 폼으로 메우는 작업도 펼쳤다. 단돈 26만원의 재료비만 들어간 이 작업은 에너지 절감 우수시책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사상구는 지난 상반기 동안 예년에 비해 10.5% 에너지 절감이라는 '눈물 젖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하지만 각종 에너지 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간평가 결과 낙제점을 받아 든 지자체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8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산지역 지자체의 에너지 절감은 4.92%로 10% 절감목표는 물론이고 전국 평균인 6.4%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서구, 중구, 영도구, 북구 등 4개 지자체는 에너지 사용량이 오히려 늘어났고 부산시청사도 3.6% 절감에 머물렀다.

옛 충무초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 해 사용하고 있는 서구는 지난 4월 서관동 화단에 나팔꽃 200포기를 심어 나팔꽃 줄기로 '커튼 효과'까지 노렸지만 에너지 사용량은 예년에 비해 4.6%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청사 여건이 양호함에도 에너지 감량에 실패한 영도구는 기존 중앙냉난방의 회로를 분리하는 등 특단의 계획을 준비 중이다.

구청 측은 위치에 따라 상대적으로 덥거나 추운 사무실은 냉·난방을 강화하는 대신 나머지는 탄력적으로 냉·난방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12년까지 청사 내 모든 형광등을 에너지효율이 높은 LED전등으로 교체하기로 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또 에너지관리공단의 에스코사업(에너지절약 전문기업을 통해 에너지효율 사업을 벌인 후 에너지절약 부분 만큼 자금을 돌려받는 사업)을 활용해 4억 1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시청사에 대한 고효율 펌프 교체와 공조기 인버터 설치 등의 사업을 벌인다.

한편,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부산지역 지자체의 에너지 사용량을 합산한 결과 부산진구와 남구, 연제구와 사상구 등 4개 지자체가 지난 두 해의 평균과 비교해 10% 이상의 에너지 절감을 이뤄내 목표치를 웃돌았다.